연애시대 - 3부

야동 | 댓글 0 | 조회수 211643
작성일

단 20분 만이었다.




구부정히 굽은 채 식은땀만 흘러내리던 승우의 등은 어느새 반듯이 펴져있었다.


발표문만 잡은 채 부들부들 떨기까지 했넌 손은 자연스럽게 모션을 취해가며 설명에 맛을 더해주고 있었다.


처음에는 그냥 발표수업이기에, 그리고 수업에 보이는 관심도 점수로 포함되기에 지루해도 간간히 손을 들어 질문 시늉만 하던 학생들도 이젠 적극적으로 발표문에 무엇인가를 적어가며 그의 말을 경청하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소설에서의 여성의 위치는 앞으로 나간 척하다 돌아오는 이런.. 원으로의 회귀..즉 제자리 걸음이 아닌 일정 정도는 앞으로 나아갔지만 당시 현실 속에서 그 이상은 생각하기 어려웠기에 본래의 집으로 돌아오는 결말을 선택한...것이라고 볼 수 있죠. 따라서 여기서의 집은 이전의 숨막히던 여성억압의 공간이 아닌, 현실에서 깨어난 여성이 앞으로의 길을 모색하는... 일종의... 곰이 사람이 되기 위해 들어간 동굴로서의 의미로 변이했다고 봅니다. 이 외에도 이 소설이... 꼭 한계만을 지닌 작품이 아닌......"




학생들은 똑같은 소설을 가지고서, 이미 오래 전에 해설에 있어서는 결론이 났다고 믿었던 그 소설을 가지고서 이렇게 새로운 시각을 보여주는 승우를 경이스러운 눈빛으로 보고 있었다. 지금까지 이전 수업에서 다른 이들이 발표했던 내용들은 거의 기존의 평에 여성의 위치라는 주제만 살짝씩 가미한 게 대부분이었다. 얼마나 윤색을 잘하느냐에 따라 점수를 결정한다고 믿었던 학생들은 전혀 다른 새로움에 뭔지모를 시원함을 느끼고 있었다.




대학에서의 강의가 그저 학점을 따기 위한 수단이 되어버린 지 오래. 학생들은 그 안에서 자신이 원한 새로운 지식을 알아가는 것보단 시험에 나오는 내용을 필기해 가기에 바빴다. 이런 현실에서 발표수업은 학생들의 기피대상 1호였다. 강의 내용이랄 것도 딱히 없고, 발표는 의무적으로 꼭 해야 했으며, 수업 도중 어느 게 교수님 마음에 들어 점수로, 또는 시험 문제로 반영될 지 모르기 때문에 가지게 되는 긴장감까지... 그런대다 문학평론이라니. 필수과목만 아니면 절대로 듣지 않을 수업이었다. 그런데 이 복학생 냄새를 팍팍 풍기는 남자는 처음에는 칙칙한 분위기 그대로 어리버리대더니 시간이 지날 수록 얼굴에 미소마져 띄우며 빛을 발하고 있었다.




이게 승우 자신도 잘 모르고 있는 엄청난 자기 몰입의 효과였다.


본래 성격이 내성적인 터라 남들 앞에서 말하는 걸 엄청나게 두려워 하면서도 막상 자기가 확실하게 아는 분야를 이야기할때만은 자기 자신을 잊어버린 것처럼 몰입하곤 했다. 


그렇게 사람들의 관심을 일제히 집중시켜놓고도 막상 이야기가 끝나면 꿈에서라도 깨어난 듯 화들짝 놀라며 휘적휘적 사라져버리는 그였기에 실없다는 평이 대부분이었지만....








"역시... 저 선배였어."




강의실 중간, 그것도 맨 앞자리에서 커다란 눈을 반짝이며 승우를 바라보고 있는 그녀. 


그녀는 시선은 발표자에게로 고정한 채 손은 연신 그가 말하는 내용을 적고 있었다.


가끔씩 입으로 그가 말한 단어를 중얼거리며 무언가를 생각하는 듯 윗니로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과방에 있던 족보.. 틀림없어."




은수는 확신했다. 사람은 모두 지문의 모양이 다르듯이 글을 쓰는 데 있어서도 고유의 패턴이 있다고 믿는 은수였다. 그가 쓴 발표문은 전혀 주제와 연관이 없을 듯한 이야기로 시작해 일단 관심을 끌게 한 뒤 교묘하게 본 내용과 다리를 놓아 은근슬쩍 넘어가고 있었다. 그리곤 발표문이 끝날 때쯤 되면 왜 시작을 그런 이야기로 했는지 알게 된다. 발표문 전체가 완벽한 하나가 된다. 그 때 보았던 족보도 마찬가지였다.




은수는 처음 그가 나눠준 발표문을 보았을 때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그 족보를 보았을 때부터 그걸 쓴 사람이 누구인지는 몰라도 은수는 푹 반해버렸다. 물론 그 글에...


적어도 그 글을 쓴 사람은 굉장히 이지적인 모습에 여유로움도 갖춘..그런.. 


그런데 저런... 후줄근한 복.학.생이었다니...






어릴 때부터 무엇이든 딱딱 떨어지는 걸 좋아해 은수의 부모님은 그녀가 과학 쪽을 선택할 거라 믿었지만 정작 그녀 자신은 과학에 전혀 관심이 없었다. 




"엄마, 여기서 왜 이 사람이 벌레가 되는 거예요?"




10살 때 그녀가 어머니에게 이야기가 이상하다며 내민 책은 카프카의 "변신"이었다.


그 외에도 도스토예프스키, 빅토르 위고, 톨스토이 등 모든 대문호의 책들을 중학교 들어가기 전에 모두 섭렵하였다. 이 정도야 책을 좋아하는 아이가 그럴 수도 있겠다고 여기겠지만 놀라운 건 그게 아니었다.


은수는 책을 읽고 나면 그 날 일기는 그 책에 대한 이야기로 채웠다. 


하지만 그 일기는 단순하게 책의 내용을 적고 간단히 느낌을 적는 초등학생의 감상문이 아니었다.


나이가 어려 표현이 좀 부족하긴 해도 정확히 그 소설이 말하고자 하는 점을 짚어 냈다.


그리고 그 생각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적었다. 


그 뒤로 그녀의 일기에 적힌 감상문들은 선생님의 눈에 띄게 되어 대회 같은 데에 출품되었고, 그렇게 그녀의 이름은 조금씩 알려졌다. 




그리고 지금....


이 대학에 문학 특기생으로 들어왔다. 


처음에는 설렘도 있었다. 국문학에 있어서는 최고인 이 곳인 만큼 확실한 글을 접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기존의 구태의연한 것들 말고 좀더 새로운 것들 말이다. 


하지만 지난 1학기 동안 느낀 건 실망감 뿐이었다. 술에 쩔어 사는 동기들은 고등학교에서 벗어난 해방감 때문이라고 이해했지만 그들이 그저 학점을 따기 위해 인터넷을 뒤져 짜집기를 한 레포트를 내는 건 이해할 수 없었다.거의 모두가 그 내용이 그 내용이었다. 이건 아니었다.




그렇게 실망스런 1학기를 마치고 여름방학을 보내고 난 뒤 돌아온 은수는 약간은 대학생활에 시니컬해져 있었다.


2학기 수업에 평론이 있다는 은수의 말을 듣고 당연히 먼저 봐야 할 게 있다며 동기들이 데려간 과방에서 본 게 바로...... 저 앞에 있는 선배가 쓴 레포트였다.






"자자.. 그럼 이제 슬슬 끝내기로 하죠. 오늘은 유난히 시간이 빨리간 것 같구만. 이제 더 이상 질문 없나요?"




은수는 보았다. 방금까지도 머리 뒤쪽으로 은은한 광채를 내며 발표하던 그가, 교수님의 이만 끝내잔 말에 꿈에서라도 깬 듯 다시 안절부절 못하고 있었다. 한시라도 빨리 자리로 돌아가고 싶은 모습이었다. 뭐 마려운 강아지처럼.... 그 모습에 은수는 슬며시 웃음을 지었다.




"아, 이제야 끝났네. 근데 넌 뭐가 그리 재밌냐?"




옆 친구의 물음에 은수의 웃음은 삽시간에 사라졌다. 그야말로 정색.




"웃기는 뭘... 내가 언제?"










승우는 강의가 끝난 뒤에도 강의실을 나가지 않고 앉아 있었다.


새로운 시작이라는 것에 너무 큰 부담을 가졌던 것일까. 발표를 끝내고 나니 힘이 없었다.


뭔가 말은 많이 한 것 같은데 이게 잘한건지 못한거지를 모르겠다. 그래도 마지막에 교수님이 만족스런 웃음을 보였으니 안심은 된다. 썩 괜찮은 첫걸음이었다.


아, 무려 70분을 혼자 떠들어댔더니 배고프다. 승우는 습관적으로 핸드폰을 꺼냈다.


오늘은 금요일. 주희도 이 시간 이후로 수업은 없을 것이다.




"저... 선배님."




설마해서 뒤를 돌아본 승우.


승우는 너무나 놀라 하마터면 핸드폰을 떨어뜨릴 뻔했다. 과 활동을 거의 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를 선배라고 불러주는 후배는 거의 없었다. 그것도 여자가... 그리고... 이 아이.. 꽤..꽤나 예쁘다. 




"네? 저..저요?"




"네. 안녕하세요. 04학번 유은수라고 합니다."




"네..네.. 안녕하세요. 00학번 이승우라고..하는데요. 그런데..왜?"




"오늘 발표 정말 잘 들었어요. 진짜 최고였어요. 그래서 그런데 잠시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요? 마침 점심 시간이고 하니.. 같이 드시면서요."




승우는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생전 처음보는 여학생이 후배라며 말을 걸었다. 그것도 밥을 같이 먹잔다. 


언~~빌리버블....




"그..그럴까요?"








같은 시각. 주희는 핸드폰을 오른손에 든 채 계속 투덜거리며 강의실에서 빠져나오고 있었다.


지금쯤이면 당연히 승우에게서 밥 먹자고 전화가 와야 하는데.... 그래서 같이 먹자고 하는 친구들도 다 보내버리고 강의실에서 전화를 기다렸던 건데....


15분이 지나도록 핸드폰이 울리지 않았다.


혹시나 해서 폴더를 열었다가 닫기를 반복했지만 문자도 오지 않았다.




"넌 내가 가서 보기만 하면 죽었어."




승우가 수업을 듣는 건물은 바로 옆이었다. 어차피 수업 끝난 뒤 그녀석의 동선은 집으로 가는 길이었기 때문에 빨리 걸으면 녀석을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주희의 생각엔 분명 이 녀석이 발표를 망치고 침울해져 터덜터덜 걸어가고 있을 것만 같았다. 뭐 길에서 잡지 않아도 집에 가면 있을거니..




"멍청난 자식. 살다 보면 그런 일도 있고 하는 거지.. 사내 자식이..."




그 때 주희의 눈에 이제 막 교양관에서 나오는 승우가 보였다. 그리고 막 이름을 부르려는 찰나 승우가 문을 잡아주는 사이 사뿐히 승우에게 고개를 살짝 숙이며 나오는 여자가 보였다. 하늘하늘한 반팔 블라우스에 얼핏 보면 치마처럼 보이는 반바지를 입은 그녀. 몸매도 몸매지만 얼굴, 여자가 봐도 예뻤다. 멀리서 보는 거라도 왠지 바로 옆에서 보는 것처럼 잘 보였다. 




"누구지? 그것도..."




승우의 인간관계는 모두 주희의 손바닥 안이었다. 친구 좀 늘려보라고 그렇게 이야기해도 딱 7~8명만 돌아가며 만나던 녀석인데...... 이건 평소 그 녀석 성격으로 봐선 축하해줄 일이었다. 


하지만 둘이 나란히 후문 쪽으로 걸어가고 있는 걸 보고 있는 이 순간.. 주희는 눅진눅진하게 달라붙는 여름공기도, 저 맑은 하늘에 떠있는 강렬한 태양도 짜증스럽다는 생각만 들었다. 얼른 집에 가서 샤워하고 에어컨이나 쐬고 싶어졌다.


에이.. 더워..








승우는 앞에 있는 스파게티는 거의 손도 대지 못하고 20분째 은수가 속사포처럼 해대는 질문에 답을 해주고 있었다. 은수 앞에 놓인 스파게티는 아예 옆으로 치워졌고 그 자리엔 아까의 그 필기노트가 놓여있었다. 그리고 승우의 발표문도...




"그럼 선배는 여기.. 여기를 이런 식으로 표현한 게 여성 비하보다는 그저 현실을 짚어주고 그 다음을 이야기하려는.... 일종의 복선이라는 거죠?"




"아.. 그러니깐.. 그건.."




승우는 착실하게 설명은 해주면서도 속으로는 한숨을 내쉬고 있었다. 그럼 그렇지라고... 혹시 이 아이가 한눈에 자신에게 반한 건 아닐까라고 잠시나마 생각했던 자신이 한심했다. 차라리 그런 생각을 접고나니 앞에 앉아있는 후배가 정말 후배처럼 보이기 시작했다. 그것도 상당히 열정적인... 그렇게 다시 30분이 흐르고...




"아~~ 이제서야 궁금증이 풀렸네요. 고마워요. 선배. 어? 그런데 왜 전혀 안드셨어요? 맛이 없나?"




정말 이유를 모르겠다는 듯이 묻는 은수를 보며 승우는 또 그 예의 벙찐 표정을 지었다.




"더 안드실거면 일어날까요? 전 이만 도서관에 가봐야 할 것 같은데..."




상대방의 의향을 물어보면서 이미 가방을 싸고 있는 건 어느 나라 후배 예법인가요?




"그래요. 이만 일어나죠. 계산은 제가 할게요."




"아니에요. 오늘 이렇게 시간 내주셨는데.. 제가 내야죠."




은수는 금세 승우의 손에 들린 계산서를 낚아채더니 계산대로 가버린다. 승우의 입가에 퍼지는 쓴웃음.


둘은 그렇게 가게를 나왔다. 역시 점심시간 치고는 오랫동안 있었다는 게 느껴졌다.


평소 같았으면 학생들로 북적거렸을 후문 쪽이 한산했다.




"그럼 선배. 조심히 들어가세요."




"네. 그럼 가세요."




승우는 가볍게 인사를 하고 집쪽으로 몸을 돌렸다. 도서관은 승우집쪽과는 반대 방향이었다. 그렇게 다섯 발짝이나 걸었을까. 




"저.. 승우 선배~~"




그녀의 부름에 고개를 돌린 승우.




"오늘 발표.. 진짜 멋졌어요. 오늘 발표문도 또 족보로 남을 지도 모르겠네요. 그럼 다음 수업 때 뵈요. 아.. 그리고 그 떈 말 놓으세요. 아셨죠?"




그 말까지 하곤 몸을 휙돌려 다시 가던 길을 가는 은수. 승우는 대답할 타이밍을 놓치고선 멀어져가는 그녀 뒤통수에 대고 나지막히 읊조렸다.




"응, 그러자."










주희는 또 다시 핸드폰을 열었다. 8시 23분.


이미 밤이 된 지 오래였다. 그걸 확인하려고 한 건 아니었다. 아까 승우를 본 게 12시를 조금 넘겼을 때이니 약 8시간 동안이었다. 그에게서는 그 이후로 어떤 연락도 없었다. 


아까 1시 반 정도에 그가 열쇠를 따고 들어가는 소리는 들었으니 분명 옆에 있을 것이다.


그런데 연락이 없다. 이건 친구로서의 임무 방기이다. 세상에 점심도 혼자 먹게 해놓고선, 그렇게 예쁜 여자애와 만났으면서 자기에게 어떤 이야기도 없다. 


새로 여자친구를 사귀는 거라면 적어도 자기에게 조언은 구할수 있지 않느냐 말이다. 얼마든지 살이 되고, 뼈가 되는 조언들을 주구장창 해줄수 있는 데 말이다.




고등학교 때였나? 그 때도 그랬다. 


며칠 동안 승우녀석이 또 멍하게 하늘만 바라보고 있었다. 무슨 일이냐고 물어도 대답없이 힘없는 웃음만 지어보였다. 안되겠다 싶어 주희는 국어 숙제를 도와주라는 핑계로 녀석을 납치해 제 집 방으로 데리고 왔다.


그리고 한참동안의 질문 고문을 통해 얻어낸 대답.




"내가.. 누굴.. 좋..좋아하나봐..."




그렇게 힘들게 한 마디를 하고 책상에 고개를 묻어버리는 승우의 머리는 또 주희의 손에 불이 났었다. 그리고 다음날부터 주희는 승우가 좋아한다는 옆 반 반장의 동태를 살펴주며 이것저것 코치를 해 주었었다. 여자가 패션 감각도 없이 검은 뿔테 안경을 쓰고 오직 공부만 하는데 저런 애를 승우는 왜 좋아하는 걸까? 결국 승우의 구애는 실패로 끝이 났었다. 원인은 다른 남자가 있었거나, 승우가 맘에 들지 않거나 하는게 아니었다. 그 애의 머리 속에는 오직 공부뿐이었다. 그 후 승우는 한동안 공부를 접었었다. 






아~~~~~~~~~~악. 정말 이렇게 있을 수는 없다.


녀석에게 있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자의든 타의든 알았던 주희였다. 


핸드폰을 열었다. 그리고 통화버튼을 길게 눌렀다. 아까부터 계속 걸었다가 바로 끊기를 반복해서 따로 번호를 찾을 필요도 없었다. 신호가 울린다.




"하나, 둘, 셋, 넷, 다섯......"




원래 주희의 전화라면 제깍 받는 승우였는데... 신호가 거의 끝나가도록 받질 않았다.


포기하고 막 끊으려는 순간...




"어... 주희야. 왠일..이야?"




어디서 다 죽어가는 병자 목소리가 핸드폰을 통해 들려온다.




"너 아프냐?"




"응? 아니.. 어제..하암.. 잠을 못자서 좀 잤는데.. 지금 몇..시냐? 아침이야?"




"얼어죽을.. 아침은.. 정신 안차려? 사내자식이 1시 넘어서 잔것좀 가지고 엄살은..."




"응? 아.. 밤이구나.. 아이고 벌써 9시가 다 되가네. 야, 근데 너 나 1시 넘어서 잔 건 어떻게 아냐? 귀신일세~"




"응? 뭐? 뭐? 아..뭐.. 대충 그 정도 잤겠지.. 그나저나 너 오늘.. 점심 누..아니 어떻게 했어?"




주희는 말을 해놓고도 자신의 유치함에 입술을 깨물었다. 그냥 대놓고 말해도 될 것을 왜 이리 빙빙 돌려 말할까?




"아.. 그게 국문과 후배가 같이 밥 먹자고 해서.....그래가지고..."




녀석이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이 낮의 일을 이야기한다. 그렇게 평론 수업만 해주고 어제 못잔 피곤함에 집에 와서 쓰러졌다는 승우의 마지막 말에 주희는 온몸의 긴장이 풀리는 것 같았다.




"그랬냐?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이 누나가 점심을 어떻게 할 지 걱정도 안되디? 후배님이 좀 예쁘셨나봐? 이 누나의 손맛을 잊을 정도면...."




"야야.. 무슨 말을.. 아.. 점심 이야기하니까.. 배고프다. 점심도 먹는둥마는둥 하고 잠자버렸더니.. 너 저녁.. 먹었겠지?"




"당연히 먹었지. 이 자식아. 지금이 몇 시인데..."




"알았다. 냉장고에 먹을 것도 없을 건데... 뭐 간단히 라면이나 먹어야겠다. 배고파서 끊는다~"




전화를 끊으려는 승우를 주희는 급하게 불렀다.




"야야! 잠깐만... 자식아. 겨우 라면가지고 점심, 저녁 거른 게 채워지겠냐? 이 누나가 가서 해줄테니까.. 딱 기다리고 있어."




"주희야! 주희야! 안 와도..뚝!"




승우의 말리려는 말을 무시하고 주희는 전화를 끊어버렸다. 그리고 부엌으로 가 냉장고를 열었다.


비닐봉지를 꺼내 이것저것 빼서 담는다. 자취생의 고급 식단인 스팸도 넣고, 계란 두 개, 어묵도 넣고...


대파 썰은 것 하며, 두부도 좀 가져갈까? 부대찌개를 해 줄 생각이었다.






그렇게...


승우에게 가져갈 비닐봉지는 계속 채워져가고만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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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지도 않고 따지지도 않고..ㅋㅋ 오늘은 다시 내용 체크도 안하고 올립니다.


조금 초반에 늘어진다, 또는 너무 아는 체 하는 내용이 많다.. 생각하실수 있을 거라 생각이 드는..이번 편이네요.




그래도 전 연애시대를 보면서 느꼈던 두 사람의 자신들은 알듯모를듯한...


우리들은 전부 알고 있는데 말이죠.


그 야릇한 긴장감을 좀 계속적으로 가져가고 싶네요. 물론 제 능력 문제지만요.




오늘은 새로운 인물이 나왔죠. 아마도 앞으로도 새로운 인물들이 몇 명은 더 나올겁니다.


캐릭터 만드는 게 이렇게 어렵다니. 




아.. 피곤하네요. 어제 간만에 소고기를 먹어서 버텼지 아니면 또 중간쯤 쓰다가 꺼버렸을 거예요.


그럼 다들 좋은 하루 되시고요. 바이..^^


(아.. 그리고 댓글..추천.. 아시죠? ㅋ 아.. 수련아.. 너도 참..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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